2016년 현지 시각으로 9월 3일 영국의 런던, 버밍햄 등 대도시에서 영국인 수천 명이 모여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퍼레이드가 열렸습니다. 거리에 참가한 영국인들 손에는 유럽연합기가 들려있었지요. 그들은 브렉시트 관련 재투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국 정부는 재투표는 없다는 방침을 고수 중입니다.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다수의 영국인들은 브렉시트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6월 23일 치른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 찬성파와 반대파의 표 차이는 약 3%였습니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사람들이 51.9%, 잔류를 원하는 측이 48.1%였죠. 민주주의 원칙이니 다수결로 결정된 브렉시트였지만, 표 차이가 매우 근소하므로 브렉시트 찬성이 영국인들 전체를 완전히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매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정치인으로서 자신이 내건 공약에 따라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진행했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조차 브렉시트 찬성이라는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투표였으니 영국 정부는 국민 투표 이후의 상황에 대해 대비책도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브렉시트는 단어 그대로 영국이란 단어와 EXIT라는 단어를 합쳐서 만든 단어로서 EU로부터의 영국이 탈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투표 결과, 투표한 영국인들 중 왜 3% 더 유럽연합에서 탈퇴하고자 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일까요?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럽연합에 대해 알아본 후에 브렉시트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브렉시트<출처 : 픽사베이, 브렉시트를 나타내는 사진>




유럽연합은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EU는 European Union의 약자로서 글자 그대로 유럽 연합을 의미합니다. 유럽연합은 1993년 11월 1일에 설립된 기구이며 1993년에 발족하였으나 실제로 그 태동은 1946년 윈스턴 처칠의 스위스 취리해학교 연설에서부터 찾을 수 있습니다. 대학교 연설에서 처칠은 종전 후 유럽의 재건을 위해서는 유럽 또한 국제연합과 같은 유럽합중국이 필요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이것을 시작으로 유럽통합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갔죠.


가장 먼저는 ECSC라고 하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가 발족합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 후, 프랑스의 경제 고위 공무원이었던 장 모네는 전쟁의 원인을 '자원'이라고 보았습니다. 특히 석탄과 철강이 원인이라는 거죠. 유럽 대륙에서 전쟁이 더는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 그는 자원을 함께 관리하고 시장을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구상을 실현하기 위해 석탄과 철강을 관리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는 취지의 쉬망(Schuman) 선언을 발표합니다. 이러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는 프랑스와 독일을 비롯한 6개국이 발족시킨 기구입니다. 


그 이후 1957년 기존에 철강과 석탄을 대상으로 했던 공동체인 ECSC를 전 영역으로 확대하자는 경제 공동체를 세우기로 합니다. 그게 유럽경제공동체(EEC)입니다. 그리고 같은 날 이들은 유럽원자력공동체를 만드는 것에도 동의하는 서명을 합니다. 1958년 세워진 유럽경제공동체는 유럽대륙의 경제 협력을 위한 동맹체입니다. 주요 골자는 관세부문과 수출입 부분에서 유럽 국가들 간의 장벽을 낮춰 자유로운 이동을 허락하는 것입니다. 유럽원자력공동체는 원자력에너지 관련 기구로서 유럽 국가들이 원자력 에너지를 연구하고 그것을 다루는 안전 기준 등에 대한 설정과 이용을 목적으로 설립되었습니다. 


유럽공동체는 1967년 출범한 기구로서, 위에서 언급한 3개의 기구인 유럽석탄철강공동체와 유럽경제공동체 그리고 유럽원자력공동체가 통합된 기구입니다. 유럽공동체의 최종 목표는 경제적 통합을 기반으로 한 정치, 사회적 통합이었죠. 가장 먼저 유럽 내의 경제를 하나의 블록으로 만들어 단일화된 시장을 형성한 후, 차차 정치적 사회적 통합을 이뤄내는 것입니다. 여기에 가입한 국가들은 1991년 12월 마스트리히트 조약을 시작으로 1993년 11월 마침내 EU를 출범시켰습니다. 유럽연합의 목적은 유럽의 경제적, 정치적 통합으로서 유럽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현재 유럽 연합은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의 28개국으로 이루어져 가입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과 안정을 위해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럼 현재 유럽연합은 어떠한가?

유럽연합은 출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해왔으나 가장 최근 2000년대 후반부터 피그스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재정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유로화를 단일통화로 사용하면서 진정한 경제적 통합에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단일 경제 블록화로 인해 유럽연합에 내에 속해있던 국가들 가운데 소위 피그스로 불리는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의 국가 부채 문제로 인해 유럽연합은 재정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 국가들이 부채로 갉아먹고 있는 재정 건전성을 유럽에서 소위 잘 나가는 국가인 독일, 프랑스, 영국이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지요. 


이러한 경제적 문제를 제외하고도, 분쟁지역인 중동이나 아프리카에서 넘어오는 난민들로 인해 유럽연합은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히 불법 난민으로 인해 발생하는 범죄로 인해 유럽연합 회원국들은 거부감을 넘어서 혐오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회원국들 사이에서는 극우 성향의 정치인들이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내년 4월 23일 프랑스 대선은 좌파진영인 올랑드 대통령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재 강경적인 보수 색채를 지닌 피용 총리와 극우 성향의 르펜으로 유력후보로 꼽고 있습니다. 또한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는 반이민 정서가 높아지면서 메르켈 총리의 내년 총선 결과는 예측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럼 돌아와서 영국은 왜 유럽연합 탈퇴를 원하는 것일까요?

그 배경은 위에서 언급한 유럽연합이 최근 겪고 있는 문제들과 관련이 깊습니다. 어떤 조직을 운영하려면 비용이라는 것이 발생합니다. 유럽 연합은 현재 가입되어 있는 회원국들의 분담금으로 운영되고 있지요. 그리고 이 분담금의 규모는 각국의 경제규모 등에 따라 책정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소득이 많은 사람이 더 많은 세금을 내는 것과 비슷한 것이죠. 영국은 실질적으로 3번째로 유럽연합 내 분담금이 많은 국가입니다. 유럽연합 초기에는 큰 불만이 없었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피그스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재정건전성이 좋지 않은 남유럽 국가들 때문에 영국은 자국이 많은 부담금을 부담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부담하는 비용에 비해 유럽연합의 과도한 규제가 영국이 발전하는 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게다가 최근 발생하고 있는 유럽연합의 난민 쿼터제는 브렉시트 찬성을 더 부추겼습니다. 애초에 영국은 난민 유입에 대해 매우 소극적인 나라였는데 최근 독일 메르켈 총리의 적극적인 난민 수용 정책 등으로 난처해지면서 브렉시트에 더 힘이 실린 것입니다. 그럼 이러한 브렉시트 이후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브렉시트 이후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들

1. 영국에 미치는 영향 

브렉시트는 장기적, 단기적 관점 모두 영국과 EU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시점에서 6월 국민투표 이후 파운드화의 가치 하락을 제외하고 아직까지 영국 경제에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 발표현 영국의 실업률, 취업률을 보면 실업률은 하락하고 있고 취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민투표 실시 이후 발생한 파운드화 가치하락이 역으로 수출업체에게는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빈다. 투표 초반에는 비관적으로까지 생각했던 브렉시트의 경제적 충격파는 아직까지는 미미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브렉시트는 총리가 교체되면서 아직 실질적인 논의의 단계조차 밟지 못한 상황입니다. 즉 아직까지 브렉시트는 현실화되기 전이며 실질적으로 2년 정도의 유예기간이 있습니다. 브렉시트를 위한 단계를 밟아가면서 발생하게 될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부정적인 견해가 훨씬 많습니다. 영국은 분명 유럽연합의 한 회원국으로서 무역장벽 없이 유럽연합국들과 무역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영국은 유럽연합의 회원국들과 각각 무역조약을 다시 맺어야 합니다. 즉, 이것은 관세장벽이 생긴다는 의미이자 동시에 가격경쟁력 하락을 의미하므로 영국은 수출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영국의 대외 수출 중에 많은 부분을 유럽연합에 의존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더욱 음미해볼만한 부분이며 브렉시트의 영국내 여파는 좀 더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2. EU에 미치는 영향

영국의 EU탈퇴는 영국뿐만 아니라 EU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고 있습니다. 영국의 분담금은 독일과 프랑스 다음이었습니다. 분담금을 많이 부담하는 영국이 탈퇴하는 만큼 유럽연합의 경우 각국의 분담금이 높아질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각국의 분담금은 높아지고 역내에서 투자와 대출의 흐름이 개선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연합의 경우 특히 현재 직면한 가장 큰 문제인 그리스 부채 부분은 사실상 해결이 힘들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영국이 유럽연합 탈퇴를 한 만큼 다른 국가들 또한 탈퇴를 위한 절차를 밟을 수도 있는 부분이지요. 한편 유럽연합이 영국에 수출하던 비중이 작년 기준으로 약 7퍼센트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는 의견도 있습니다. 


3. 한국에 미치는 영향

영국내 브렉시트가 국민투표가 있던 초반의 예측과는 달리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첫 번째 영국이 전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보면 영국이라는 나라의 GDP는 세계 총 GDP의 3%에 지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우리나라의 수출 중에 영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5%도 되지 않으며, FDI비중도 1%대로 우리나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품은 영국과 비슷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득을 얻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EU에서 경쟁하던 품목인 자동차, 반도체 등에서 유럽연합의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무역장벽이 사라짐으로 인하여 우리에게 수혜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는 것이죠. 



브렉시트에 대한 소견

지난 6월 영국의 국민투표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의 관심이 영국에 쏠려 있습니다. 국민투표 직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발생한 영국 경제에 일시적인 충격 여파도 서서히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얼마전 집권한 테레사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를 추진시킬 것으로 보이면서 다시금 영국에 있는 외국계 기업들과 금융기업들의 불안감이 고족되고 있으며 근래 들어 다시 브렉시트 관련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브렉시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정해진 주권국가 영국의 결정입니다. 유럽연합 탈퇴파 51.9퍼센트라는 숫자와 잔류를 희망하는 48.1퍼센트를 숫자 그대로 해석하면 어찌되었든 영국의 더 많은 숫자가 탈퇴를 지지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그들은 잔류보다는 탈퇴가 영국에 더 이익을 줄 거라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결정은 분명 우리나라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한 측면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서울특별시에 경제적 자립도가 높은 3개 구라든가, 돈이 많은 지자체이 경우에는 중앙으로부터 독립을 원하거나 규제를 받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왜냐면 투자 대비 이익을 얻을 것이 적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영국의 국민투표 또한 이러한 경제적인 문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연합의 한 회원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탈퇴하는 것이 기회비용이 적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까지 부담해왔고, 앞으로도 내야하는 분담금과 유럽연합 회원국으로서 독일과 프랑스의 입금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해야 했던 난민 수용 문제가 영국 국민에게는 더 큰 비용으로 와닿았던 것입니다. 유럽연합의 관세 혜택과 그동안 유럽연합으로부터 받았던 교육 내지는 농업 부분의 지원금들이 아쉽기는 하지만 영국은 27개국과의 무역협정을 다시 맺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직까지 분명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바라보는 시각은 장기적,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시각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현대의 경제문제는 다양한 시각에서 예측하지만 어떤 예측이 맞다고 속단하기 어렵습니다. 극단주의자들의 말처럼 영국이 브렉시트라는 선택이 영국 현대사에서 가장 큰 실수로 남을 수도 있고, 반대로 브렉시트 이후에 유럽의 국가들과 합리적인 협정을 맺어가면서 지혜롭게 그 이후의 문제들을 해결해나갈 수도 있는 것이니까요. 정말 중요한 것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영국은 선택 이후 다양한 예측에 대비를 하는 것일 겁니다. 영국을 둘러싼 유럽연합 회원국도, 그리고 우리나라도 브렉시트는 위기이자 동시에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 커다란 사건을 영국이 지혜롭게 해결해나갈지 우린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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