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종종 어른들에게서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말라고 했다'는 표현을 접해볼 수 있는데요. 이것의 원문인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는 무슨 뜻인지, 원문 시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백로

 

1.  시조 원문 - 백로가

가마귀 싸호는 골에 白鷺(백로)야 가지마라

셩낸 가마귀 흰빗츨 새올세라

淸江(청강)에 죠히 씨슨 몸을 더러일가 하노라

 

현대 우리말로 풀어보면,

 

- 까마귀가 싸우는 곳에 백로야 가지마라 

- 성낸 까마귀가 흰 빛을 시기할세라.

- 청강에 기껏 씻은 몸이 더렵혀질까 걱정이구나.

 

 

 

2.  백로가 시조 풀이 

해당 시조는 고려 말의 충신이었던 정몽주의 어머니 이 씨가 지은 것으로 우리에게는 '백로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백로가에서 백로는 충신이었던 정몽주를 가리키고요. 까마귀는 고려를 배반하고 조선을 건국했던 태조 이성계 무리를 의미합니다. 

 

정몽주의 어머니가 아들에게 간신배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의미에서 지은 시조인데요. 

 

아시는 것처럼 정몽주는 고려를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충신인 고려삼은 중에 하나였지요. (포은 정몽주, 목은 이색, 야은 길재) 

 

끝까지 고려를 섬기려다가 그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것처럼 선죽교 위에서 이방원이 보낸 무리에 의해 철퇴를 맞고 죽임을 당합니다. 

 

 

처음부터 이방원이 정몽주를 제거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요. 그의 생각을 알기 위해 '하여가'라는 시를 읊습니다. 

 

 

< 하여가 - 이방원 >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느렁치기 엉켜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백 년까지 묵으리으라

 

 

- 고려면 어떻고 조선이면 어떻습니까?

- 왕조가 달라진들 또 어떻습니까?

- 우리도 이런 상황에 몸을 맡기고 누리시지요. 

 

왕조가 바뀐게 뭐 그렇게 큰 일이겠나요, 이런 시대의 흐름에 맡겨서 함께 잘해봅시다. 이런 의미입니다. 

 

아주 꼿꼿했던 정몽주는 이에 아래의 단심가로 화답을 합니다. 

 

 

< 단심가 - 정몽주 >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여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 이 몸이 되풀이해서 죽고

- 백골이 흙이 되어 넋이 있든 없든 

- 님을 향한 일편단심은 변할 리가 있겠습니까?

 

아주 대단한 분이시지요. 여기서 '님'은 고려 왕조를 의미합니다. 고려 왕조에 대한 자신의 충절은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방원의 하여가에 대한 답이, 단심가로 돌아오자 이방원은 이제 정몽주를 제거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입니다. 

 

과연 정몽주가 이방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어떤 역사가 서술되었을까요? 참 궁금해집니다. 함께 역성혁명을 일군 정도전조차 내친 이방원이 과연 정몽주를 그냥 자연사하도록 놔두었을지 말입니다. 

 

 

 

마무리

오늘은 정몽주의 어머니가 지은 까마귀 노는 곳에 백로야 가지 마라, 백로가 시조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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