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철학에서 도덕과 욕망의 문제를 다룬 대표적인 사상에는 중국의 유가와 도가가 있다. 유가는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며, 도가는 노자와 장자로 대표되는 사상이다. 공자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를 떠올리면 누구나 도덕적인 삶을 떠올린다. 유가의 도덕적인 삶은 결코 힘든 삶이 아니다. 인간의 본성에 따라 사는 삶이므로 나에게도, 그리고 타인에게도 이로운 삶의 태도이다. 즉, 유가는 인간의 본성을 도덕적이라고 보았다. 유가가 인간의 본성이 도덕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연은 도덕적이며, 인간의 이러한 자연의 일부이기 때문에 우리의 본성 또한 도덕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물론 인간에게도 욕망이 존재하지만 하늘로부터 내려받은 인의가 있기 때문에 자신을 돌아보고 본성을 찾아갈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여긴다. 유가의 목표는 하늘의 도를 닮는 천인합일로 대표될 수 있다.  

 

 

 그렇다면 유가의 도는 어떻게 구체화될까? 바로 인의예지라는 덕목으로 구체화시킬 수 있다. 인의예지는 뛰어난 성인들이 찾아낸 실천지침이다. 인의예지는 나아가 당시 춘추전국시대에 충을 강조할 수 있는 기반사상이 되었으며, 엘리트에게는 국가와 가정을 다스리는 지침이 되고,  군주에게도 하나의 지침이 되었다. 

 

 성인이 만든 유가의 덕목 인의예지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다. 하늘의 도를 따르기 위해 뛰어난 성인이 만들었음에도 덕목 자체가 규범화되어 개인의 자율성은 무시된채 기득권의 지배논리를 강화하는데 이용된 사상이라는 한계가 분명하다. 이러한 유가의 한계를 도가는 유가의 성인이 발견한 인의예지는 진정한 하늘의 원리가 아니라 그저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발상이라 여기며 비판하는데 이는 도가의 인간관을 이해해야 한다.

 

 

 

 

 

 

 도가는 인간을 우주 속에서 매우 하찮은 존재로 여긴다. 유가에서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라 여기고, 그 중에서도 성인을 띄워주는 부분과 분명 확연히 다르다. 도가가 보기에 하찮은 존재가 만든 ‘하늘의 원리’는 그저 상상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대표 사상가인 노자는 도를 발현할 수 있는 것은 인간에게만 있는게 아니라 만물에게 있다고 보았다. 애초에 하늘과 땅의 도가 어진지 아닌지 도가의 입장에서는 판단할 수 조차 없는 것이다. 그것을 어질다고 여기고 싶어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인위적이고 오만한 판단이므로 모든 백성은 인위적으로 만든 도를 버리고 멀리해야 백성에게 이롭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도가에서는 어떤 삶을 이상적이라고 생각할까. 도가는 무위의 삶을 이상적이라고 말한다. 무위의 삶이란 인위적이지 않은 삶으로서 자신의 성장속에서 나를 드러내지 않고 사물과 내가 하나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이 성장해도 그것이 대단하지 않고 그저 자신을 자연의 일부로써 자각하고 살아가는 삶이다. 노자는 이상향을 물에서 찾는다. 물은 흘러가면서 투쟁하지 않고 만나는 바위의 모양대로 의식하지 않고 갈라진다. 투쟁하면서 깨지는게 아니라 의식하지 않으면서 서로가 서로를 해방시키면 자신의 길을 간다. 

 

 

 이상적인 물을 따라 사는 삶은 범인이 보기에는 실천하기가 어렵다. 자연스럽게 살라고 하지만 인간의 욕망은 자연스럽게 사는 것을 가만놔두질 않는다. 인간이 자연스럽게 물처럼 살아가기 위해서 도가 역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장자는 이 노력의 방법으로 좌망과 심재를 들며, 우리는 마음 속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욕망을 제거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만들어놓은 욕망이 마치 내 욕망인 것처럼 착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인간에게 인위를 버리라는 도가에게는 구체적인 이상향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분명한 한계가 있고 이를 유가처럼 사상체계로 발전하지 못한 이유로도 작용한다. 앞서 언급한 유가와 도가는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만든 도를 잘 따라가야 한다는 유가와 인위적인 모든 것은 나쁘다라고 한 도가는 다르지만 우리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지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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