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영화중에 '투모로우'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투모로우 거의 재난 영화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영화죠. 이 영화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빙하가 녹으면서 벌어지는 급격한 기후 변화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투모로우에는 급격한 기상 변화로 인한 재난 장면들이 매우 많이 나옵니다. 일본에 내리는 우박 장면, 고층건물 사이를 토네이도가 휩쓰는 장면 기억 나시나요? 아, 그리고 미국의 상징 중 하나인 자유의 여신상이 파묻혀버리는 장면은 정말 유명한 장면입니다. 시그니처 같은 것이죠.  우리는 영화속 재난 장면들은 그냥 허구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현재 세계 여기저기에서는 기후변화의 영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답니다. 투발루가 대표적인 국가이죠. 투발루는 뉴지랜드 근처에 위치한 섬나라랍니다. 총 9개로 이루어져있는데 최근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섬 2개를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어쩌면 투발루는 몇 십년 후면 아예 지구상에서 그리고 지도상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멀리갈 필요도 없이 우리나라도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주 잡히던 그 생선 명태!!! 이 명태가 2000년대 들어와서는 그 어획량이 급감했고 2008년에는 동해에서 어획량이 0톤이었던 걸 아시나요? 2014년부터 우리나라는 정부차원에서 명태 살리기 캠페인을 시작했답니다. ( 다행히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에서 시행했던 명태완전양식은 나름 성공적이라고 합니다. )


세계는 지금 기후 변화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인류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그럼 인류는 기후 변화를 성공적으로 해결하고 우리 자손에게도 안정적인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까요? 


 기후변화의 정의 

기후 변화란 정확히 무엇일까요? 기후란 일정 지역에서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대기의 상태라고 합니다. 보통 장기간에 걸쳐 쌓인 자료를 갖고 평균치를 내는데 30년치의 평균을 갖고 냅니다. 지구과학 내지는 뭐 고등학교 때 한국지리 시간에 배웠을 법한 용어이죠. 그리고 기후와 대비되는 기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 참고로 기상은 짧은 기간에 나탄는 대기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 시시각각 변하는 기상자료의 30년치는 당연히 변하지 않을까요? 그런데 왜 인류는 기후 변화를 하나의 해결해야 할 과제로 인식하고 있을까요? 


 기후변화의 원인 

기후는 지구가 태어난 이후부터 계속 변해왔습니다. 인류가 지구라는 생명체의 역사를 쓰기 전, 빙기와 간빙기, 해빙기를 거치며 변해왔고 앞으로도 분명 변할 겁니다. 기후 변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가장 먼저 우리가 짚고 가야할 것이 있는데 지구는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 이것이 지구의 기후를 형성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리는 이 열기와 에너지는 태양으롤부터 온 것이며 태양으롤부터 받는 복사에너지의 많고 적음이나 대기의 상태 혹은 지구의 자전 등에 따라서 태양 에너지를 덜 받고 더 받느냐에 따라 기후가 변한다는 것이죠. 이러한 자연적인 요인에 따라 기후가 변화한 것을 생각해보면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현재의 기상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류가 지구의 기상을 관측한 것은 200년 채 되지 않은 일이고 이 200년도 되지 않은 관측치를 바탕으로 감히 지구의 기후를 예측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 보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 100년간의 관측된 기록은 분명 지구온난화 기온 상승과는 어느 정도 인과관계를 맺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0.74도가 올랐는데 중요한 것은 가장 최근 25년간 0.45도가 상승했다는 것이죠. 이 무시무시한 상승 속도는 기온 상승이 자연적인 요인보다는 인간이 만들어낸 과도한 온실가스가 주범이라는데 큰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즉 기후변화의 인위적인 요인인 온실가스가 인류의 위협이라는 거죠. 





 기후변화의 영향 

이러한 기후 변화는 범지구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영향은 생태계의 변화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구의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면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빙은 빙하가 있는 지역에 살던 북극곰 개체수의 감소를 낳고, 해수면의 상승은 투발루와 같은 섬 국가에 수몰 현상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식량 자원에도 그 영향이 드러나고 있지요. 우리나라에서는 명태가 사라졌고, 우리가 즐겨먹는 초콜릿의 원료인 카카오 원두 사진 브라질에 비가 장기간 내리면서 안정적인 공급에 이상이 생겼으며, 2014년 중남미의 대표적인 커피 품종 아라비카에 곰팡이가 생기면서 커피 생산에 큰 타격을 입은 적도 있습니다. 한국인에게 기후 변화로 인한 가장 충격적인 전망은 기후 변화로 우리나라의 주식인 쌀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 노력 

 1. 유엔 기후변화협약 결성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한 논의는 생각보다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에서 지구 온난화에 대해 언급한 후 같은 해 스톡홀름에서 유엔 인간환경회의가 열림으로써 기후 변화 문제는 인류가 해결해야 하는 공동의 과제로써 인식의 전화를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1992년 세계 정상들이 모인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룰에서 기후변화협약(UNFCC)를 체결함으로써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본격화되었습니다. 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억제하기 위한 협약으로 기후 변화의 인위적 요인인 온실가스 배출을 줄임으로써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이 목적입니다. 여기에 가입한 당사국들은 1년에 한 번 정도 모여서 협약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하는 총회를 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3년에 각입하였고 현재는 190여개 국가가 가입돼 있죠.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 시작해서 문제 해결에 대한 빛을 찾은 듯 했습니다. 하지만 총회에서 오간 담론의 결과물이 강제적인 성격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논의들은 결국 한계에 직면했습니다. 


 2. 교토의정서 

기후변화협약은 논의를 논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미있는 실천으로 내딛기 위한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사국들이 1997년 일본 교토에서 개체된 제3차 당사국총회를 통해 기후변화협약 역사상 처음으로 의미있는 결과물을 내놓습니다. 그게 바로 교토의정서입니다. 시사적인 부분에서 많이 언급되는 내용이며, 고등학교에서도 배운 내용이기도 합니다. 


교토의정서는 온실가스감축에 대한 논의를 실천으로 바꿀 실질적인 실행계획으로서 인류가 온실 가스 감축에 대하여 구체적인 목표 감축량을 최초로 합의했다는 것에 그 역사적인 의의가 큽니다. 각국 정상들이 모여 해왔던 총회인 만큼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의 첨예한 입장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합의에 이른 의정서였기 때문에 그 의의는 매우 크죠. 


이런 합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왜였을까요?


첫번 째, 교토의정서가 지닌 시스템적 문제점 때문입니다. 교토의정서에서는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각각에 감축해야 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기간을 달리 설정했습니다. 교토의정서의 경우 개발도상국은 온실 가스 감축 요건을 완화시켜서 의무부담을 주지 않았는데 실제로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비교해보면 2013년이 경우 중국이 1위, 그리고 3위가 인도까지 상위에 랭크된 국가 다수가 개도국이었던 것입니다. 심지어 2013년 1위 중국의 배출량은 2위 미국과 EU를 합친 것보다도 컸습니다. 교토의정서는 실질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개도국에 제대로된 의무를 부과하지 않았습니다.


두번 째, 세계 최강대국이자 세계 탄소배출량 2위를 차지하는 미국이 교토의정서에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미국은 2002년 교토의정서의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불참을 선언해버립니다. 2002년 발효를 앞두고 있던 미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무려 전체 1/4이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2001년 탈퇴하면서 교토의정서의 발효는 2002년에 불가능해졌고 2008년으로 시기를 늦췄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불참 이후로 캐나다, 일본, 러시아가 줄줄이 탈퇴 선언을 했죠. 따라서 교토의정서는 사실상 이 때 동력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2011년 남아프리카 더반에서 열린 17차 당사국총회에서는 교토의정서 폐지될 위기에 놓이기도 했습니다. 정말 다행히 가까스로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2020년까지의 범지구적인 약속이었던 교토의정서 자체의 실효성은 유명무실해졌습니다. 다시 말해 2020년까지 세계 각국은 자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화석 에너지 사용이 기본이 되는 산업에 큰 제재를 가하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3. 파리협약 

교토의정서의 안정적인 발효를 위해 국제사회는 매년 총회를 열어왔지만 선진국에 집중된 감축 의무 부담과 주요 배출 국가의 이기적 불참으로 교토의정서는 실효성을 잃었습니다. 그러나 기후 변화 문제가 인류의 중요 해결 과제라는 것에 대해 이견이 없었는지 아주 다행스럽게도 2015년 12월 12일 교토의정서의 후속 체제로 프랑스 파리에서 세계 각국이 합의를 이끌어냅니다. 이것이 파리협약입니다. 


파리협약은 교토의정서와 비교해봤을 때 상당한 의의가 있습니다. 

온실가스 교토의정서에서 온실 가스 감축 대상국가가 주요 선진 37개국에 한정돼 있던 반면, 파리협약에서는 개도국과 선진국에 차이를 두지 않고 195개 당사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협약을 맺은 당사국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파리 협약의 경우 교토의정서가 수많은 국가들의 불만을 샀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큽니다.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파리협약의 목표는 이번 세기 말까지 지구의 온도 상승을 1.5도까지 제한하는 것이며 더 많이 발전한 선진국이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더 많은 경제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선진국은 개발도상국가가 기후변화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합의했고 2020년부터 선진국은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처에 최소 1천억 달러의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교토의정서에서는 의무 부담에서 제외되었던 개도국 또한 파리협약에서는 감축 의무를 지게 됩니다. 그리고 탄소 배출 감축량에 있어서는 각구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으로 합의되었습니다. 대신 5년마다 각국이 자발적으로 제시한 목표치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상향된 감축량을 제시하도록 하였습니다. 


세계 각국이 민감한 이해관계를 조정해 합의했지만 파리협약을 바라보는 회의적인 시각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파리기후협약에는 강제력이 없다는 게 가장 큰 걸림돌이죠. 이번 협약을 맺는 과정에서도 가장 큰 쟁점 중에 하나가 강제적 제재 여부였지만 결론적으로는 제재하지 않기로 하면서 제2의 교토의정서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각에선 일고 있습니다. 


 마무리 

인류는 기후변화협약을 만들어 교토의정서에서 파리협약까지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한 논의를 거듭해왔습니다. 그리고 현재 유럽 선진국들 중에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실천적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도 있습니다. 이는 성장에 몰두하던 과거와 달리 세계적으로 기후 변화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있다는 결과입니다. 


그러나 애초에 세계 탄소 배출량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인도와 같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 중에 많은 양을 배출하는 미국이 감축 의무를 지지 않음으로써 교토의정서는 감축 실천에 있어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교토의정서의 발효가 2020년까지이므로 1992년 국제사회가 기후변화협약을 체결한 이후 거의 30년 동안이나 합의를 위한 담론만을 진행해온 것과 다름없습니다. 허울 좋은 이야기들이었던 것이죠. 이게 2021년부터 발효될 파리협약이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기후 변화 문제는 환경 문제인 동시에 각국의 첨예한 이해관계가 걸린 경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교토의정서에서 선진국에만 의무 부담을 지우던 것과는 달리 파리협약은 개도국에도 부담을 물리기로 합의하여 마치 전세계가 합의한 사항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파리협약에도 강제성은 없습니다. 지키지 않았을 때의 패널티라면 세계의 손가락질 정도가 있을 뿐이죠. 




많은 언론에서 파리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긍정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과거 교토의정서를 파행으로 이끌었던 부시 정권고 다른 오바마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기도 하고, 블룸버그 통신은 파리협약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지속가능한 지구를 물려줄 수 있을 거라는 벅찬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합의의 첫 출발점입니다. 이제야 인류는 진정한 의미에서 이것을 해결해나가야 하는 하나의 과제로 서로가 인정했을 뿐 과연 인류가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습니다. 과거 20년의 기후변화협약 역사가 말해주듯 환경 문제는 경제 문제를 쉽사리 이길 수 없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인류가 과연 기후 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서 낙관적인 대답도, 그렇다고 비관적인 대답도 쉽게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만 현재 인류는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지구의 '내일'이 걱정되지만, 결코 우리는 현세대의 '오늘'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것만은 분명한 것 같으니까요. 이러한 우리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이상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은 아직까지 요원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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