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은 돌고 돌아 한동안 냉장고 바지가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남녀를 불문하고 젊은 층에서 여름철 편안함과 시원함 덕에 즐겨입던 때가 있었는데요. 우리가 흔히 냉장고 바지라고 부르는 것은 시골에서 할머님 어머님들이 입는 몸빼 몸뻬 바지가 그 원조이죠. 그럼 오늘의 궁금증 하나 몸빼 바지가 맞을까 몸뻬 바지가 맞을까? 맞는 표현 몸빼 뜻, 그리고 몸빼 바지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몸빼는 틀린 단어!
결론 먼저 말씀드리면 충격적이게도 '몸빼'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즉, 몸빼바지가 아니라 몸뻬바지라는 사실이죠. ( ㅐ가 아니라 ㅔ 입니다. 몸빼는 아예 우리가 잘못 사용하고 있는 단어라는 사실!)
'몸뻬'는 표준 국어 대사전에 등재된 말입니다. 대신 순화해서 사용해야 하는 순화 대상어입니다.
2. 몸뻬의 뜻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몸뻬 뜻은 시골에서 아주머니들이 일할 때 입는 바지로써, 통이 넓고 발목을 묶을 수 있는 바지입니다.
그러나 충격적이게도 우리말도 한자어도 아닙니다.
몸뻬는 원래 일본어 몬페 'もんぺ'이고 이 단어는 monpe 몬뻬라고 발음합니다. 즉, 일본에서 들어온 실은 외래어였기 때문에 '순화대상어'였던 것이죠.
잘못된 표기 - 몸빼, 몬뻬, 몬페, 몸페
바른 표기 - 몸뻬
3. 외래어 몸뻬바지 대신 사용할 수 있는 말?
몬뻬 -> '일 바지, 왜 바지'로
국립국어원은 순화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 바지'로 부르자고 한 이유는 작업이나 일을 할 때 주로 입는 용도이기 때문이며,
'왜 바지'라 일컫자고 한 이유는 일본에서 들어온 바지였기 때문입니다.
4. 몸뻬의 유래, 일제강점기에 입기 시작하다!
몸뻬는 우리나라에서 1950년대 전후에 널리 입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보면
우리나라는 1910년 8월을 국권을 강탈당해 1945년 8월 15일 해방되기 전까지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의 암흑기를 거쳐왔습니다. 일제강점기는 일제의 식민통치 방식 정책의 변화에 따라 크게 3가지 시기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1910년 무단 통치
1920년대 문화 통치
1930년대 이후에 민족 말살 통치
일본의 몬페(もんぺ)는 일제강점기에 들어와서 1930년 민족말살 통치시기에 전국적으로 퍼지게 됩니다.
일본은 1938년 4월 1일 국가총동원령과 함께 의식주와 같은 우리나라의 고유 문화까지 손을 대기 시작했습니다. 전쟁에서 수세에 몰리던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병참 기지로 만들기 위해 더 가열차게 노동력을 착취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이죠. 일을 더 빨리 잘하기 위해서는 편한 복장을 입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일본스럽게 상당히 디테일한 부분입니다. 이것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일본 자국민에게도 몸뻬 착용을 강요하였으며, 안태윤 저자의 2007년 발간된 일제말 전시체제기 여성에 대한 복장통제에 발췌된 내용에 따르면 몸뻬를 입지 않고서는 전차나 버스 승차를 할 수도 없었고, 관공서나 극장 출입을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5. 현대 몸뻬는 우리에게 어떤 바지?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제강점기에 일제 정책으로 우리나라 1950년대 널리 퍼지게 된 '왜 바지(일 바지)'는 오늘날 우리에게는 시골가면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어머님들의 작업복 내지는 할머님들의 데일리룩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인 사견으로는 과거의 몬뻬는 일본에서 들어온 작업복에 지나지 않았으나 냉장고 바지로 재탄생하면서 훨씬 감각적이고 편한 옷이 되었습니다. 2014년에는 GD(지드래곤)이 냉장고 바지를 입고 나오면서 여성의 전유물이라 여겨졌던 냉장고 바지가 남성에게도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 지드래곤 냉장고바지
마무리
친근한 시골 아주머니, 할머니들의 일상복처럼 보이는 몸뻬는 최근 들어 냉장고 바지라 불리며 패션 아이템이 되기도 하였지만, 실은 우리 역사의 어두운 단면이 있었다는 것을 하나의 상식으로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